Posted on 2009/07/24 00:43 | 연필과 지우개/끄적끄적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YTN 돌발영상)

완전 개판이다. 개판이라는 말 말고 달리 할 말이 없다. 의장석 점거에 몸싸움에...심지어 투표를 종료해 놓고 수가 모자라니 종료한단 말을 하지 않았단다. 그러고는 계속 투표하라고 해서 기어이 법안을 통과시킨다. 초등학교 학급회의도 이 따위로 하지는 않는다.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YTN 돌발영상에서는 자막으로 처리했지만, 대리투표도 있었다고 한다.

대리투표의 정황증거들..

위 글에 대리투표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들이 추려져 있다. 동영상은 이미 꽤 널리 퍼지고 있는 모양이다. 해당 동영상을 담고 있는 누리꾼의 글들이 종종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한편, 글에도 써 있지만, 이 동영상에 대해 당사자들은 오히려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단다.

한나라당 대리투표 장면, 누리꾼이 잡았다? (오마이뉴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해당 동영상이 제재를 받아 이른바 블라인드 처리 되었다. 참 대단하다. 지금도 이런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심할까? 이렇게 규제를 당하는 사이 국회에서는 또 여러 불법행위들이 자행되겠지. 이제 무엇으로 저들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인가! 허탈하기 짝이 없다.
(왼쪽 이미지는 다음 제공 화면을 따 온 것임)

그러나, 정보는 유통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이를 성실히 수행해 준다. 인터넷은 특정 공간이 아니다. 네트워크다. 해당 동영상은 이미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었다.

대리투표 영상 (유튜브)


당사자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처럼 조작된 것인지는 전문가들이 밝혀낼 일. 그러나, YTN 돌발영상에 담긴 화면과 소리를 감안할 때, 대리투표를 한 것이 맞아 보인다. 해당 동영상도 아마 그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찍고 만들었겠지. 내가 보기에 조작 같지는 않은데...

대리투표까지 갔다면 이건 정말 심각한 거고, 대리투표가 없었다고 해도 YTN 돌발영상에 담긴 장면들만 가지고도 이미 개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다.
의회는 민주주의의 상징이고, 그 핵심에는 절차란 것이 있는데, 대한민국 국회의원 나리들께서 이를 몸소 어겨 주심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란 것이 얼마나 허술한가 하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 주셨다.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멀었다고 우려하던 많은 사람들의 염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국회의원 나리들께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얼마나 후퇴시켰나 하는 점은 다음 노래가 여전히 가슴에 닿는다는 사실을 통해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진짜 '민주주의여 만세'다. 진짜 '타는 목마름으로'다. 열심히 시계를 거꾸로 돌려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주의를 목마르게 바라도록 해 주고 계신 국회의원 나리들, 참으로 고맙기 짝이 없다.

1979년과 2009년. 날치기와 직권상정. 현대사의 반복과 전진.

하루 이틀 겪는 일이 아니다. 위 글은 1979년의 일과 비교하고 있지만, 솔직히 나는 자라면서 TV를 통해 몇 건의 날치기를 본 바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금 대한민국은 내 어린 시절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위 글을 쓰신 자유로픈 님은 시민사회의 실천을 주문하고 있지만, 글쎄, 어떨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Crete 님이 쓰신 글이 하나 있다.

미디어악법과 북핵, 그리고 대한민국의 팔자

기사의 진위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마당도 없고, 그 마당에 나와 기자를 꼼짝 못하도록 차근차근 반박해 줄 사람도 없고, 그러한 마당에 깊은 관심을 가져 줄 사람도 없는, 세뇌 당하기 딱 좋은 나라.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이 아닐까?
이제 조중동과 재벌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세뇌시키기 아주 좋은 환경을 만나게 되었다. 벌써부터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기사가 뜨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업계 방송진출 준비 상황은 (연합뉴스)

조중동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조중동이 방송을 장악할 경우,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양한 의견을 듣지 못하고 한 가지 빛깔의 의견만 듣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시민 님은 한 강연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되면 어떤 의견이 옳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의견을 여기저기서 듣게 되면, 그냥 그 의견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괴벨스가 그랬다지?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엔 의심하지만 되풀이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고. 그래서 한 쪽의 주장을 반박하는 다른 주장을 내는 언론이 필요한 것이다. 신문과 방송은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견제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매체를 한 계열에서 장악한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따라서, 이렇게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법안을 이런 식으로 통과시킨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조중동과 재벌을 위한 정당이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옛날부터 한나라당이 그런 정당이라고 외쳐 온 사람들이 더러 있음에도 그들을 다수의석을 차지한 여당으로 만들어 준 국민들은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의 말처럼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국회를 가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라. (다음부터는 제발 좀 속지 말자!)

국회의원 92명이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고 한다.

민주, 헌재 심판청구..법적 대응 본격화 (연합뉴스)

헌법재판관들이 상식이 있고 법정신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를 기억하며 이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이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사건을 그대로 지나치게 된다면, 이는 의회주의만 아니라 법치주의도 죽어 버린 나라임을 증명하는 꼴이 될 것이다.

이런 기사가 난 적이 있다.

한국, 민주주의 지수 세계 28위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완전한 민주주의 30개국'에 포함되었다. 이제는 적어도 '민주와 독재 혼합 정권 36개국'까지 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럴 때 흔히 하는 말들이 있지. 나라꼴 참 잘 돌아간다.

잊지 말자. 오늘의 일을. 이런 말 하지 않아도 잊을 수 없는 일들만 벌어지는 요즘이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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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민국은 진정 자랑스런 민주공화국입니다.

    Tracked from 조수아의 다락공방 2009/07/24 01:11

    대한민국은 진정한 정통 민주공화국입니다. 국회의원들께서 투표를 하십니다. 투표를 하니깐 민주주의지요? 이것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입니다. http://www.ytn.co.kr/_comm/pop_mov.php?s_mcd=0302&s_hcd=01&key=200907231422433277 저절로 박수가 나오지 않습니까? 외국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감탄하겠습니다. "캬~ 이나라 투표의식이 굉장히 투철하구나!" "과연 국민을 위해서 법안을 무섭도록 처리하는구..

  2. 국회를 보면 인민들의 저열한 수준이 보인다

    Tracked from Image Generator 2009/07/24 01:18

    쥐새끼 찍은 인민들의 저열함은 새삼 다시 논하기도 귀찮다. 오직 돈 밖에 모르는 수전노들이 결국 2MB대통령을 만들어 냈다. 비정규직 대량 해고, 용산참사, 재개발 등등으로 땅을 치고 후회해도 이미 늦다. 병신 같은 너희들이 던진 표는 다시 주울 수 없으니 말이다. 부자정권에 던진 표가 그대로 비수가 되어 돌아오고 있는데도 정신 못 차리는 병신들이 아직도 꽤 많은 것 같으니, 이 나라 인민들의 아둔함은 가히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듯 싶다. 미디어..

  3. 미디어법 직권상정 및 가결은 '국민의 뜻'

    Tracked from Image Generator 2009/07/24 01:20

    미디어법과 신문법 등 첨예한 대립의 원인을 제공했던 민감한 법안들이,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이후 벌어진 한나라당의 날치기 표결로 통과되었다. 이미 국회의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진지 오래이고, 저 쓰레기 같은 국회의원들의 구역질 나는 행패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TV등을 통해 지켜보았을 것이니 더 길게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분개하기 전에 알아둬야 한다. 분노의 방향을 어디로 향해야 할 것인가? 이것은 '국민의 뜻'이다. 미디어법이 처리된 데..

  4.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이유 한 가지

    Tracked from 위대한 지혜를 지향하는 시답잖은 지식과 개똥철학 2009/07/24 01:57

    수재 때문에 할 일이 산척일텐데 미디어법에 올인하려는 H당과 정부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것에 대한 답은 이미 예전 포스트에 썼다. 인터넷 사용자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 에 이미 쓰고 싶은 말은 썼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인터넷 사용자'가 아니다. 그들에게 '나대기만 하는', '거추장스러운', '위험한', '막아야 할' 인터넷 사용자는 이미 그들이 신경써야 할 대상에서 빠져 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인터넷 사용은 커녕, 일반 신문이나 뉴스의 행간..

  5. 이야,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너희들 지금 울 아부지 욕보인거야

    Tracked from 위대한 지혜를 지향하는 시답잖은 지식과 개똥철학 2009/07/24 01:57

    20분만에 표결 처리하여 투표 종료하고 표가 부족하니까 재투표... 고성 속에 '나 대신 찬성 눌러라' 라는 소리가 들렸을 정도-_-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기만 하고 지키진 않아도 되는 족속들인가? 지금은 모두 카메라로 다 기록되고 우수한 컴퓨팅 능력으로 특정인의 목소리 녹취도 가능하니까 국회 안의 모든 카메라에 녹화된 화면, 녹음된 음성 분석해서 누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다 집어내어 기록으로 남겼으면 좋겠다. 개정 저작권 시행한다고..

  6. mahabanya 2009/07/24 02:00 답글수정삭제

    아...답답하니까 이런 쪽 글만 주구장창 쓰는구만요;ㅂ;

  7. 아르미셸 2009/07/24 10:38 답글수정삭제

    이미 있던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아래에는 새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이런 경우에 적합한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역시 세상에는 소망이 없군요. 명박씨는 역시 독실한 신자입니다.

  8. 전자깡패, 그냥 국회 깡패

    Tracked from 벗님의 작은 다락방 2009/07/24 14:37

    태양이 가리워졌다. 삼자돼면의 전자깡패가 공개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국회는 미친 박수를 치고 있다. 삼자돼면 - 전자깡패 Flickr by collectivenouns 우리 나라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생중계된 국회의 모습에서 '의회민주주의'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거수와 박수로 투표가 이루어지는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저렇게 한심하게 의사봉으로 내려친 법률안들이 우리의 삶을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만들어버릴지 심각한 걱정을 하지..

  9. 종이술사 2009/07/24 20:02 답글수정삭제

    저도 답답해서 네이버에 '잘 돌아 간다'라고
    검색했는데 이 글은 나오지도 않고 ㅋㅋ
    구글에서 검색하니 우르르 나오네요
    세상 참 재밌네요

  10. 거기서 지금 뭐 하세요?

    Tracked from 몽환의 숲에는 파랑새가 살고 감각의 늪에는 노란 꽃... 2009/07/25 01:32

    대리투표 동영상 이글루스로도 올려본다에서 가져왔습니다.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순간이니까요.출처 - http://o55o.egloos.com/1477083잘 안 보이시는 분들은 유튜브로 한 번 더..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j-JDeCxLNuo닭 목을 비튼다고 새벽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죠.아무리 지우고 없앤다고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죠.잘 보고 기억해 두겠습니다.대한민국의 오늘을요.이글루스 가...

  11. 어멍 2009/07/25 12:00 답글수정삭제

    양복입은 늑대, 짐승들이지요. 그것도 어리석은...
    정치꾼들이 지발등 찍는 지도 모르고 군인들에게 권력을 빼앗아서 조중동, 재벌에게 갖다 바치는 꼴입니다.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서 위대하든 악독하든 어떤 정치가, 어떤 정권도 저들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빅브라더의 도래입니다.

  12. 2009/07/25 13:15 답글수정삭제

    비밀댓글 입니다

  13. 도넛공주 2009/07/25 22:13 답글수정삭제

    어? 한국이 민주주의였어요?
    첨 알았네요. -_-a

  14. 쥬느 2009/07/26 08:01 답글수정삭제

    유시민은 때가 되면 행동한다고 누가 그랬다져. 암턴 뒤숭숭한 정국입니당..

  15. 미디어법,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다.

    Tracked from 성실히 살았으면 2009/07/27 23:43

    한나라당에서 미디어법 강제 처리를 했다는 뉴스를 보고 '이것이 독재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회에서 의결정족수에 모자라 부결됐으면 그것으로 이제 같은 회기 중에는 다시 논의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곧바로 다시 표결에 들어가 통과를 시켰습니다. 이번 표결의 문제점은 바로바로님 글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미디어법만 통과되면 친서민 정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합니다. 마치 마약 중독자가 "오늘까지만 마약 하고 내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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